영화 포스터의 전설 드류 스트루잔 별세: 스필버그와 루카스가 사랑한 거장, 향년 78세
한 시대의 영화적 경험을 상징하는 아이코닉한 포스터들을 탄생시킨 전설적인 아티스트, 드류 스트루잔(Drew Struzan)이 향년 78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년 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고 대중 앞에서 물러났던 그의 비보에 전 세계 영화 팬들과 예술계의 애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드류 스트루잔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화요일(현지 시간 13일) 그의 별세 소식을 알렸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드류 스트루잔이 어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그가 여러분이 자신의 예술을 얼마나 아껴주는지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기쁨을 저에게 여러 번 표현했다는 것을 여러분 모두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이 메시지는 그의 예술이 팬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그리고 팬들의 사랑이 그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를 느끼게 합니다. 영화 포스터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 드류 스트루잔의 삶과 예술 세계를 되돌아봅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원-시트 원더', 드류 스트루잔
드류 스트루잔은 한때 '원-시트 원더(one-sheet wonder, 영화 포스터의 대가)'로 불리며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은 아티스트였습니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 목록은 그 자체로 영화의 역사입니다.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위험한 청춘',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스페셜 에디션, '백 투 더 퓨처', '구니스', '괴물', 그리고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이르기까지, 그의 포스터는 단순한 홍보물을 넘어 영화의 정체성이자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드류 스트루잔의 시그니처 스타일은 대담하고, 드라마틱하며, 다채로운 색감이 특징입니다. 그는 영화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포착해내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며, 특히 등장인물에 깊이 집중했습니다. 수많은 출연진을 단 하나의 이미지 안에 역동적으로 배치하는 것은 드류 스트루잔만의 독보적인 전문 분야였습니다. 그의 포스터를 본 관객은 영화를 보지 않고도 그 안에 담긴 서사와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필버그와 루카스가 인정한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일찍이 드류 스트루잔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아티스트"라고 칭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훗날 이렇게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나중에 드류 스트루잔에게 포스터 제작을 의뢰할 것을 생각하면, 영화를 그의 예술 수준에 거의 맞춰야만 했다." 이는 그의 포스터가 영화 자체에 영감을 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녔음을 증명하는 최고의 찬사입니다. 드류 스트루잔의 포스터는 영화의 첫인상이자,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초대장이었습니다.
2018년, 드류 스트루잔을 기리는 한 행사에서 그는 자신의 험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어린 시절, 생일 파티 한 번, 제대로 된 식사 한 번 해본 적 없었습니다. 어디를 가든 죽어라 일해야 했죠. 이 사랑스러운 분들(그를 고용한 감독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제게 거저 주어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의 말에서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자신을 알아봐 준 동료들에 대한 깊은 감사를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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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영화를 추억하게 만든 힘
같은 행사에서 '드래곤 길들이기'의 딘 데블로이스 감독은 어린 시절 영화를 보러 갈 형편이 되지 못했을 때, 드류 스트루잔의 몰입감 넘치는 포스터가 영화를 다시 체험하는 창구가 되어주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극장에 가서 포스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영화의 모든 것을 떠올리려 애썼습니다. 그의 포스터는 제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이처럼 드류 스트루잔의 작품은 한 세대의 유년기를 풍요롭게 만들고 영화적 상상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 동료들의 추모가 이어졌습니다. DC 코믹스의 사장이자 '배트맨' 아티스트인 짐 리는 "거인 중의 거인. 그의 작품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대상의 인간성, 힘, 감정을 포착했습니다. 제 어린 시절과 그 이후의 모든 중요한 순간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고인을 기렸습니다.
마블 코믹스의 아티스트 J. 스콧 캠벨 역시 "이 소식을 읽고, 이 모든 것의 끝, 그리고 놀라운 한 남자와 그가 남긴 믿을 수 없는 작품의 유산을 받아들이기가 매우 가슴 아픕니다. 그는 우리 모두에게 여러 세대에 걸쳐 즐길 수 있는 너무나 많은 아름다움을 남겼습니다"라고 애도를 표했습니다. 드류 스트루잔의 영향력은 영화계를 넘어 대중문화 전반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습니다.
드류 스트루잔의 작업은 2013년 에릭 샤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드류: 포스터 뒤의 남자(Drew: The Man Behind the Poster)'를 통해 자세히 조명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생전 가장 좋아하는 포스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늘 이렇게 답하곤 했습니다. "만약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저는 이미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셈이겠죠. 창의력의 불꽃을 잃게 될 겁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언제나 바로 다음 작품입니다."
끊임없이 다음 작품을 향한 열정을 불태웠던 위대한 아티스트 드류 스트루잔. 그는 이제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수많은 영화 포스터들은 스크린 속 이야기와 함께 영원히 살아 숨 쉬며 다음 세대에게 계속해서 영감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