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헌팅턴비치서 헬리콥터 추락…야자수와 계단 사이에 충돌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의 유명 관광지인 헌팅턴비치(Huntington Beach)에서 한 헬리콥터가 통제력을 잃고 추락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수많은 해변 방문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헬리콥터가 공중에서 급격히 회전하다 야자수와 계단 사이에 끼이면서 멈춰섰다. 이번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최소 5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공중에서 회전하던 헬리콥터, 해변 인근 도로로 추락
사고는 현지시간으로 10월 5일 토요일 오후, 헌팅턴비치 해안가 위를 비행하던 헬리콥터가 갑자기 통제력을 잃으면서 시작됐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에는 헬리콥터가 몇 바퀴를 빠르게 회전한 뒤 비틀거리며 해변가 근처로 급강하하는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헬리콥터는 해안선을 따라 비행하던 중 갑자기 엔진이 비정상적인 소리를 내며 회전을 시작했다. 이내 기체가 균형을 잃고 회전하면서 야자수 여러 그루와 인근 계단 구조물에 충돌했다. 기체는 부서진 채 나무 사이에 걸려 멈춰섰고, 주변에 있던 해변 방문객들이 놀라 비명을 질렀다.
5명 병원 이송, 탑승자 2명은 잔해에서 구조
헌팅턴비치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총 5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중 2명은 헬리콥터 탑승자로, 충돌 직후 소방 구조대에 의해 잔해 속에서 안전하게 구조됐다. 나머지 3명은 헬리콥터 추락 지점 근처에 있던 행인들로, 파편이나 충돌 여파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대는 신속히 현장에 출동해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헬리콥터의 기체 손상 정도가 심각해 구조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LA Times - Huntington Beach Helicopter Crash
사고 원인 조사 중…‘Cars N Copters’ 행사 관련 비행기
현지 경찰과 연방항공청(FAA)은 헬리콥터 추락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재로서는 기체 결함, 조종사 실수, 혹은 기상 요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소방당국은 “사고 당시 날씨는 맑고 바람도 강하지 않았다”고 전해, 기계적 결함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제의 헬리콥터는 일요일에 예정된 자동차 및 항공기 관련 자선 행사인 ‘Cars N Copters’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행사는 헌팅턴비치 인근에서 매년 열리는 대규모 이벤트로, 슈퍼카와 헬리콥터를 함께 전시하는 프로그램이다.
SNS 영상 통해 확산…“기적적으로 더 큰 피해는 막았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많은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상황을 촬영했고, 그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틱톡(TikTok)과 X(트위터) 등에는 “헬리콥터가 점점 회전하며 떨어지더니 나무 사이에 끼었다”, “아이들과 해변에 있다가 비명을 들었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기체가 완전히 해변에 떨어졌다면 훨씬 더 많은 인명 피해가 났을 것”이라며 “야자수가 충격을 일부 흡수해 큰 참사를 막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구조 당국 역시 “나무와 구조물이 완충 역할을 한 덕분에 탑승자들이 생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헌팅턴비치, 잇따른 항공 사고로 안전성 논란
헌팅턴비치는 로스앤젤레스 남쪽에 위치한 대표적인 해변 도시로, 서핑 명소이자 각종 항공 이벤트가 자주 열리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헬리콥터 및 경비행기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지역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매년 항공 관련 행사가 열리지만 안전 점검이 충분하지 않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인터뷰에서 “작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는데, 이번엔 운이 좋았다”며 “다음 행사 전에는 반드시 철저한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 당국은 행사 주최 측과 협력해 비행 안전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