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포터의 인터뷰 논란…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를 흔든 ‘바이럴 순간’
2026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가 갑자기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중심에는 민주당 유력 후보이자 전 하원의원인 케이티 포터(Katie Porter)가 있다. 이번 주 초, 평범한 TV 인터뷰 도중 벌어진 그녀의 ‘당황스러운 발언’이 바이럴 영상으로 확산되며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지루하던 주지사 선거가 단숨에 뜨겁게 달아오른 이유다.
지루했던 경선에 불을 붙인 ‘한 장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는 “누가 나오지 않는가”가 더 큰 뉴스였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엘레니 쿠날라키스 부지사, 그리고 토니 앳킨스 전 상원대표까지 모두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관심이 식었다. 그런데 10월 첫째 주, CBS 뉴스가 공개한 인터뷰 영상 한 편이 판도를 뒤집었다.
영상 속 포터 후보는 기자 줄리 와츠(Julie Watts)의 질문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며 인터뷰를 중단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기자가 “트럼프를 지지한 40%의 유권자에게 뭐라고 하겠습니까?”라고 묻자, 포터는 미소를 지으며 “제가 왜 그들의 표가 필요하죠?”라고 되물었다. 이 발언은 순식간에 민주당 후보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편집되어 SNS 전역으로 퍼졌다.
“왜 그들의 표가 필요하죠?”… 발언이 불러온 역풍
문제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었다. 포터 후보는 질문의 의도를 오해하고 기자에게 “이건 불필요하게 공격적인 질문 같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이런 식으로는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겠다”며 마이크를 떼려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결국 인터뷰 논란은 포터의 태도 문제로 비화되며, SNS에서는 “기자가 단지 직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녀의 캠프 측은 이후 “인터뷰는 계속 이어졌으며, 편집된 영상이 상황을 왜곡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바이럴 영상은 수백만 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정치 평론가들은 “포터는 평소 침착하고 논리적인 이미지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영상은 그 장점을 스스로 무너뜨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새로운 국면으로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의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 지금까지 포터는 민주당 내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주지사 후보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 영상 이후 여론의 온도는 미묘하게 달라졌다. 정치 분석가들은 “한 번의 실수가 수년간 쌓아온 정치적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다른 후보들은 같은 질문에도 훨씬 안정적으로 대응했다. 전 보건복지부 장관 하비에르 베세라(Xavier Becerra)는 “나는 모든 유권자의 표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전 L.A. 시장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는 “트럼프 지지자도 캘리포니아의 일부다.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답변은 성숙함과 포용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케이티 포터의 정치 인생, 바이럴에 흔들리다
케이티 포터는 미 하원의원 시절 ‘화이트보드 질의’로 유명세를 얻었다. 대기업 CEO들을 상대로 논리적 질문을 던지며 ‘진보 진영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녀의 유튜브 영상은 수백만 뷰를 기록했고,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 논란은 그녀의 ‘냉철하고 당당한 이미지’를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 전문 칼럼니스트들은 “이번 사건은 포터의 커뮤니케이션 감각 부족을 보여준다”며 “대중과의 감정적 연결이 약해진 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처럼 이념 스펙트럼이 넓은 주에서는, 특정 집단을 배제하는 듯한 인상은 치명적일 수 있다.
바이럴 정치의 시대… 한순간이 경선을 바꾼다
오늘날 정치 캠페인은 단지 정책이 아니라 ‘이미지’와 ‘순간의 태도’로 평가된다.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쇼츠 등에서 수초 만에 만들어지는 여론은 후보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케이티 포터에게 그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비록 그녀의 경선 탈락 가능성이 당장 높아진 것은 아니지만, 캠페인 전략은 반드시 수정될 전망이다. 공개 토론이나 인터뷰에서의 발언 태도, 감정 표현, 기자 응대 방식 모두가 선거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정치인은 항상 카메라 앞에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 역시 과거 인터뷰 중 자리를 떠난 적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 단호함이 리더십으로 비춰졌다. 반면 포터는 감정적 반응을 보이며 ‘불쾌한 인터뷰’를 거부한 장면이 남았다. 이 차이가 유권자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치 분석가 에밀리 호이븐(Emily Hoeven)은 “이번 사건은 포터가 바랐던 방향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정치로 돌려놨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처럼, 이번 논란은 “지루했던 선거를 가장 뜨겁게 만든 순간”이 되었고, 아이러니하게도 포터는 자신이 원하지 않은 방식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